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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보다 맛있는 외교 이야기

해조류와 블루 에코노미: 차세대 식량과 에너지 자원

by yellowsteps4u 2025. 9. 10.

바다에서 온 먹거리

어릴 적 부모님이 싸주신 도시락 반찬 중 가장 흔했던 것이 김과 미역줄기 볶음이었습니다. 특히 김밥은 간편한 한 끼로, 미역국은 생일날 빠질 수 없는 음식으로 한국 식탁에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은 반 찬 투정을 하다가도 짭짭한 김을 방금 한 뽀얀 흰쌀밥에 싸 먹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꿀꺽하지요. 이렇듯 우리에게 익숙한 해조류는 단순히 반찬을 넘어, 이제는 블루 에코노미의 핵심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기후 위기와 식량 불안이 겹치는 시대에 해조류는 차세대 식량으로 주목받을 뿐만 아니라, 바이오연료와 탄소 흡수 등 에너지 자원으로서도 큰 가능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목차 보기

해조류 이용의 역사와 한국 식탁

FAO(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세계 해양 식품 생산의 절반 이상이 해조류에서 비롯됩니다. 중국이 전체의 57%를 차지하며 1위,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뒤를 잇습니다. 한국은 김, 미역, 다시마에서 세계 3위권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21년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해조류 생산량은 약 170만 톤으로, 수산업 전체 생산량의 30%를 차지했습니다. 보다 구체적인 통계와 분석은 이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FAO에 따르면  중국이 전체의 57%를 차지하며 1위, 인도네시아와 한국이 뒤를 잇습니다. 한국은 김, 미역, 다시마에서 세계 3위권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2021년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해조류 생산량은 약 170만 톤으로, 수산업 전체 생산량의 30%를 차지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해조류는 음식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은 수출 효자 품목으로 성장했고, 미역은 출산과 생일 문화와 맞물려 있습니다. 다시마는 국물 요리에 빠질 수 없는 감칠맛의 원천입니다. 즉, 해조류는 한국 식탁의 상징이자 문화 코드이기도 합니다.

그림 1. 세계 해조류 생산량 추이 (2000~2022)
그림 1. 세계 해조류 생산량 추이 (2000~2022 )

위 그래프에서 보듯, 2000년 이후 세계 해조류 생산량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특히 2010년대 들어 식품, 사료, 바이오 소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성장세가 가속화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소비 확대를 넘어, 글로벌 식량 안보 차원에서 해조류가 중요한 대안으로 떠올랐음을 보여줍니다.

기후 변화와 해조류의 탄소 흡수 역할

해조류는 먹거리 이상의 의미를 지닙니다. WWF(세계자연기금) 보고서에 따르면, 해조류 숲은 육상 숲보다 5배 빠른 속도로 탄소를 흡수합니다. 다시마와 미역은 햇빛을 받아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그 탄소를 해저에 가라앉혀 수십 년간 붙잡아 둡니다. 즉, 해조류 숲은 바닷속 탄소 저장고 역할을 하며 ‘블루카본’ 자원으로 불립니다. 보다 자세한 국제 논의와 정책적 의미는 여기 자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조류의 탄소 흡수 과정 요약

  • ① 광합성: 해조류가 햇빛을 이용해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를 흡수
  • ② 생장: 흡수된 탄소는 해조류의 줄기·잎·세포 속에 저장됨
  • ③ 침강: 일부 해조류는 생장 후 바다 밑으로 가라앉아 탄소를 해저에 장기간 격리
  • ④ 순환 차단: 이렇게 격리된 탄소는 다시 대기 중으로 돌아오지 않아 온실가스 농도를 낮춤

이 과정을 통해 해조류는 지구온난화의 주요 원인인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블루카본 자원으로 기능합니다. 다시 말해, 해조류 숲은 바닷속에서 숨 쉬는 또 하나의 ‘탄소 저장고’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잠재력에 주목해 2030년까지 해조류 숲 5만4천ha를 복원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는 매년 4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규모입니다. 즉, 해조류는 기후 위기 대응의 중요한 해법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해조류와 블루 에코노미
바다의 해조류

블루 에코노미와 해조류 기반 에너지 자원

블루 에코노미는 바다 자원을 활용하되 지속가능성을 지향하는 산업 전략입니다. 여기서 해조류는 에너지 자원으로도 각광받습니다. 빠른 성장 속도와 낮은 경작 비용 덕분에 해조류는 바이오연료·바이오가스·수소 에너지 생산의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EU는 그린딜 정책의 일환으로 해조류 바이오연료에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도 관련 프로젝트를 추진 중입니다. 2022년 한국 국립해양과학원은 제주 앞바다에서 다시마 기반 바이오연료 생산 실험에 성공했습니다. 이는 해조류가 실제로 차세대 에너지 자원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해조류 기반 에너지 연구 현황 그래프
그림2. 해조류 기반 에너지 연구 현황 ( 2005-2022)

위 타임라인은 2000년대 이후 해조류 기반 에너지 연구가 어떻게 확산되었는지를 보여줍니다. 2005년 일본에서 첫 파일럿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2010년대에는 EU와 미국에서 대규모 연구가 이어졌고, 최근 한국과 중국도 참여하며 경쟁 구도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는 해조류가 단순히 지역적 자원이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한 축이 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글로벌 시장과 정책 동향

세계 해조류 시장은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1년 기준 시장 규모는 약 170억 달러였으며, 2030년에는 3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식품 수요뿐만 아니라 바이오소재·의약품·화장품·사료 등 다양한 산업에서 해조류 활용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세계 해조류 생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절대적 1위에 있고, 인도네시아한국이 뒤를 이어 주요 생산국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세계 해조류 주요 생산국 비중 파이 그래프
그림3 세계 해조류 주요 생산국 비중

위 파이차트를 보면 중국이 57%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인도네시아는 20%, 한국은 10%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즉, 생산이 특정 국가에 편중되어 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 시장의 가격 변동성도 중국 수급 상황에 크게 좌우됩니다. 한국은 김, 미역, 다시마 중심으로 세계 3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는 단순한 생산량 차원을 넘어 수출 효자 산업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한국 정부와 기업이 해조류 가공 기술과 바이오소재 개발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면,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책적으로도 주요 국가와 국제기구는 해조류를 블루 에코노미의 핵심 산업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EU는 ‘해양 전략 프레임워크 지침’을 통해 해조류 산업을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지정했고, 한국은 ‘해양바이오 2030 계획’을 추진하면서 연구개발과 해외 수출 확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해조류와 수소 에너지 결합 프로젝트를 통해 에너지 전환에 활용하려는 실험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해조류 산업은 단순한 수산업을 넘어 국제정치경제와 연결된 전략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며

김밥을 싸서 소풍을 가던 기억, 생일날 미역국을 먹던 순간은 많은 한국인에게 익숙한 경험일 것입니다. 저 역시 어릴 적 소풍 전날이면 부모님이 정성스럽게 김을 굽고, 생일날 아침에는 따뜻한 미역국을 끓여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단순히 맛있고 든든한 음식이라고만 생각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이 해조류가 가진 가치는 훨씬 더 깊었습니다.

오늘날 해조류는 블루 에코노미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차세대 식량이자 에너지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탄소를 흡수해 지구를 지키고, 바이오연료로 에너지 전환을 돕는 해조류의 미래를 생각하면, 김 한 장과 미역 한 그릇이 더 이상 평범해 보이지 않습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작은 음식이 세계적인 환경·경제 변화와 맞닿아 있다는 사실이 새삼 놀랍습니다.

앞으로 한국이 해조류 강국으로서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어낸다면, 이는 단순히 산업 성장이 아니라 인류가 직면한 기후 위기와 식량 불안을 함께 풀어내는 길이 될 것입니다. 김과 미역을 먹을 때마다 “이게 우리의 미래를 지탱하고 있다”는 생각을 곁들이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사소하지만 의미 있는 실천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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