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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푸드의 명암: 퀴노아·치아씨드 열풍 뒤에 숨은 진실 어머니는 건강에 늘 관심이 많으셔서 건강 관련 프로그램을 즐겨 보신다. 프로그램마다 추천하는 음식이 달라지곤 했는데, 어느 날은 퀴노아가 당뇨와 변비에 좋다며 밥에 섞어 지어주셨다. 처음에는 낯선 곡물이라 반신반의했지만, 생각보다 고소한 맛에 놀랐다.요즘은 샐러드볼이나 다이어트 식단에서 흔히 퀴노아를 볼 수 있지만, 솔직히 나는 다이어트와는 거리가 멀어 관심조차 두지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가 해주신 밥 한 끼를 통해 처음으로 퀴노아라는 슈퍼푸드를 몸으로 경험하게 된 셈이다. 그때부터 ‘이 슈퍼푸드가 어디서 오고, 어떻게 다들 퀴노아를 먹게 되었을까?’ 하는 호기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글에서 다룰 내용슈퍼푸드 트렌드의 시작과 글로벌 소비 열풍퀴노아 열풍과 안데스 농민의 역설치아씨드 소비 폭발과 농업 구조의 .. 2025. 8. 28.
아보카도의 정치경제학, 우리가 먹는 것의 외교 영화 속 장면이나 미드에서 흔히 볼 수 있듯, 미국인들에게 슈퍼볼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문화 축제다. 경기를 보며 가족이나 친구들이 거실 테이블에 모여 앉아 과카몰리에 나초를 찍어 먹는 모습은 이제 전형적인 슈퍼볼 풍경으로 자리 잡았다. 아보카도는 그 한가운데에서 ‘슈퍼볼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다.저 역시 그런 장면을 보면 쉽게 연상할 수 있었다. 대학 시절 친하게 지내던 친구가 슈퍼볼 시즌이 다가오면 아보카도가 미친 듯이 팔린다면서, 올해는 어떤 가수가 하프타임 쇼에 나오느냐며 입에 침을 튀겨가며 열성적으로 설명했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때는 단순히 재미있는 일화처럼 느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아보카도가 스포츠와 외교, 그리고 글로벌 경제가 얽힌 상징적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2025. 8. 27.
헬시푸드의 이면, 아보카도에 숨겨진 국제 정치 처음 아보카도 먹게 되었을 때가 기억이 납니다. 솔직히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먹는 건 약간의 용기가 필요했죠 무슨 맛일지 상상도 안 가고요. 하지만 지금은 아주 능숙하게 후숙 된 아보카도를 으깨고, 잘게 다진 방울토마토를 넣어 만든 과카몰리에 레몬즙과 약간의 소금, 설탕을 넣어서 즐깁니다. 휘리릭 섞어 나초에 찍어 먹거나 샌드위치에 곁들여도 맛있고, 심지어 저는 김에 싸 먹는 아보카도도 참 좋아합니다. 주변에서는 괴식이라고 농담을 하지만요. 아보카도는 단일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심혈관 질환 예방에 좋고, 마그네슘·비타민 E 등 미량 영양소도 많아 ‘헬시푸드’로 각광받고 있죠. 실제로 한 연구에 따르면 아보카도 섭취는 식욕 억제, 체중 조절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하지만 이 ‘슈퍼푸드’의 이면에는 다소 충.. 2025. 8. 26.
비료 수출의 역습 Part3 – 비료 자급률과 식량안보 전략 분석 비료는 항상 우리 곁에 있었지만 대접조 못받고, 눈에 안보이는 자원입니다. 뉴스에서도 에너지나 곡물보다 뒤늦게 등장하죠. 하지만 가격이 오르면, 그 여파는 농민의 밭에서 시작해 소비자의 식탁까지 번져갑니다.이번 글에서는 한국의 비료 수급 구조와 자급률 문제를 중심으로,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농업의 약한 고리를 짚어보려 합니다. 단기 공급보다 중요한, ‘지속 가능한 대비’에 대해 함께 생각해보시죠.글에서 다룰 내용비료, 한국 농업의 숨은 리스크비료 자급률의 민낯정부 정책과 현장의 괴리식량안보 전략, 무엇이 필요한가정리하며: 다음 세대를 위한 농업비료, 한국 농업의 숨은 리스크비료라는 단어는 사실 생소하고 거리가 있는 단어지요. 마트 진열대에 쌓인 채소 가격이 조금 오르면 “요즘 물가가 왜 이래?”라고 투덜.. 2025. 8. 25.
비료 수출의 역습 Part2 : 한국은 안전한가 농사라는 건, 소위 ‘주먹구구’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손이 많이 가는 건 기본이고,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는 건 시작에 불과하죠. 날씨가 따라줘야 하고, 시기마다 정확한 비료와 자재를 준비해야 합니다. 제가 잘 아는 한 분, 바로 아버지의 이야기입니다.우리 아버지는 도시 외곽 주택에 살면서 ‘작은 도시 농부’로 살아가십니다. 집 앞엔 개울이 흐르고, 그 너머 작은 밭과 농막이 있습니다. 여름이면 아이가 개울에 발 담그고 노는 그곳은, 우리 가족에게 가장 따뜻한 공간이죠. 흙을 만지고 사는 것은 저에게는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것 같은 느낌입니다. 밭농사를 오래 지으신 아버지는, 비료를 뿌릴 때도 포대 뒤에 적힌 성분표와 시비량을 꼼꼼히 확인하십니다. 솔직히 저는 봐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아버.. 2025. 8. 24.
비료 수출의 역습Part1: 러시아·벨라루스 제재가 흔든 글로벌 농업 시스템 '퇴비'가 국제 문제라고?우리 아버지는 지금도 밭을 일구신다. 집 앞 개울을 따라 작은 밭이 있고, 봄만 되면 거름이며 퇴비며 바쁘게 챙기신다. 흙을 기름지게 만드는 게 농사의 반이라는 걸 직접 몸으로 보여주신 분이다. 가끔은 정부에서 퇴비를 지원해 준다고도 하는데, 냄새난다고 코를 막으며 장난치는 아버지 친구들을 보며 “이게 농사의 기본”이라며 웃으신다.나도 예전엔 퇴비가 그렇게 대단한 건가 싶었다. 그런데 2022년,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비료 수출을 멈추자 세계 곡물 시장이 출렁였다. 생각보다 조용히, 하지만 무섭게 시작된 위기였다. 뉴스에서는 '비료가 무기화됐다'는 말까지 나왔다.러시아는 세계 비료 수출의 15%를 차지하고, 벨라루스는 칼륨 비료의 주요 수출국이다. 전쟁과 제재로 이 물꼬가 막히자,.. 2025. 8. 23.